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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씨네


어른들의 시각이 아닌, 그들의 시각으로 바라본 학원물 <클래스>

당신에게 학원물이라면 어떤 영화들이 연상 되는가? 나에게 무슨 작품이 연상되냐고 묻는다면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와 <죽은 시인의 사회> 정도라 말하고 싶다. 학원물. 기본적으로 학원물은 학교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다 보니 비슷하게 접근하는 면도 많다. 성적, 청춘의 방황, 그리고 이성 등의 소재들.

이런 소재들을 푸는 학원물에서 가장 아이러니한 점은 일정 연령대 학생들의 말과 행동을 어른의 시각으로 다루게 된다는 점이다. 어른의 시각은 곧 제한적 시각은 담게 되는데, 그 제한이란 것은 학생들은 어른에 비해 생각의 수준이 낮다는 인식과 통제를 해야 하는 대상으로 접근을 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영화들이 이런 생각을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깔린 상태에서 만들고, 이 점은 영화 속 청소년의 모습을 대부분 어른이 만든 허구적 모습으로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진정 이런 모습이 우리 시대의 청소년들인가 싶을 정도의 허구성. 그러나 <클래스>는 그 수준과 범위를 넘어선 놀라운 작품이다. 학원물, 그리고 청소년이 나오는 영화로서 이 정도의 사회성과 시사성을 가지면서, 이토록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는 것은 감탄사 말고는 다른 미화어구가 떠오르질 않을 정도다.


한 학기 동안 교실과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

<클래스>는 새 학기가 시작된 9월의 프랑스 중학교 교실이 무대이며, 그 무대에서 프랑스어 선생 마랭과 아이들이 겪은 한 학기 동안의 일들이 이야기다. 교사와 학생간의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교실에서 때론 즐겁게, 때론 짜증스럽게 진행되는 수업이 이야기의 중심. 물론 교실에서의 수업만으로 이야기의 결론이 나는 과정은 아니며, 교실에서 일어난 논쟁이 작은 사건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징계위원회로 가는 일련의 해프닝을 이야기의 갈등의 요소로 담고 있다.

교실 안에서 벌어지는 학생들과 교사 간의 논쟁, 그리고 징계 등이 무슨 대단한 소재냐 생각하실 분이 있을 것이다. 맞다, 영화는 대단한 걸 소재로 삼지 않았다. 그러나 평범한 걸 지독스럽게 관찰했고, 그 속에서 우리가 알지 못한 그들의 세계를 찾아낸 점이 대단한 것이다. 치열한 교육 현장 교실에서 바라본 사회. 학생들이 바라보는 사회의 모습과 그들의 생각. 그들은 엄연히 사회 구성원으로 우리와 같은 공간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단지 그 동안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지 못해서 그들의 생각을 몰랐을 뿐. 하지만 <클래스>는 가장 평범한 교실 속에서 '관심'을 가지고 학생들을 지켜본다. 그리고 그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교실 안에서 바라본 프랑스의 문제들

실제 교사의 체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소설을 원작으로 하다 보니(실제 작가가 영화에서 주인공 프랑스어 교사로 출연도 했다) 영화는 기존의 교실을 다룬 작품과는 그 화법의 현실성이나 수준이 상당히 달랐다. 거기에 로랑 캉테 감독의 연출이 더해지면서, 영화는 사회에 포함된 공간이지만, 사회와는 조금 다른, 그러면서도 너무나 사회적인 특수한 공간 교실을 밀도 있게 다루어 냈다. 영화는 교실에서, 학교에서 어떻게 소통을 하는지, 어떻게 성장을 하는지를 벽 사이의 공간에서 지켜본다. 교사와 학생들이 평행선만을 달리며 소통을 하지 못하는 모습에서 사회의 소통 문제를 찾아내며, 아이들의 자화상을 그리는 모습에서 그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그리는지를 보려고 했다. 교실은 작은 공간이지만 그 속에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요소가 들어있는 작은 사회다. 그 사회에서 일어나는 문제, 즉 학교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국가가 가진 가장 원론적인 문제라는 점을 영화는 말한다.

다민종 국가이자 자유스러움을 가진 국가 프랑스, 그리고 그 사회를 살아가는 학생들. 왜 예문에 들어가는 이름은 백인 프랑스인 같은 이름이며, 월드컵에게 어느 국가를 응원해야 하는지 등, 많은 면에서 그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무엇을 배웠는지, 배워야 하는지도 잘 모른다. 혼란함을 겪으며 반문하는 학생들의 모습 속에서 감독은 프랑스를 생각한다. 그리고 함께 고민하자고 한다.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해줘야 하는지에 대해서. 분명 <클래스>는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영화지만, 단순히 국가에 국한된 영화가 아니다. 이것은 프랑스만이 아닌, 다른 나라의 이야기이기도 하며, 교육이 가진 고민은 모두가 가진 고민들이다.


이 영화를 놓치지 마시길 바란다

이야기에 적극 개입하지 않고, 철저하게 관찰자의 자세를 견지하면서 교실을 바라본 영화 <클래스>. 무엇을 배우고, 얼마나 성장했는지에 대해서 의문점을 찍기는 했지만, 영화는 희망을 버리진 않았다. 함께 사는 것, 함께 어울리는 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었다고 말하며, 그렇게 사회는 유지되며 발전한다고 이야기한다.

헐리우드와는 다른, 어쩌면 너무나도 색다른 화법의 <클래스>는 흥미롭다는 표현보다는 경이롭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영화이다. 밖에서 학교를 들여다 보는 어른의 시각이 아닌, 안에서 밖을 내다보는 청소년의 시각의 접근을 이끌어낸 놀라운 연출. 결코 한 쪽에 손을 들어주는 게 아닌, 함께 지켜보며 고민해 보자는 <클래스>의 시각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진정 영화가 가진 경이로운 힘이란 건 이런 것이라고 난 생각한다. 이런 놀라운 경험을 주는 <클래스>를 놓치는 실수를 하지 않길 바란다.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다.

*원제 <Entre Les Murs>는 '벽 사이에서'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 의미에 대해선 각자 생각할 여지가 많다고 본다.

*<클래스>가 국내 개봉하면서 로랑 캉테 감독의 전작인 <인력자원부>, <타임 아웃>, <남쪽을 향하여>, <상기네르 섬> 등이 특별전으로 상영된다고 한다. 자세한 정보는 http://blog.naver.com/class2010?Redirect=Log&logNo=100101517316 를 참고하시기 바란다. 좋은 영화들을 만날 기회이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

★★★★

*2010년4월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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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reignman.tistory.com BlogIcon Reignman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원제가 불어라 뭔 뜻인가 했는데 그런 뜻이었군요...
    원제의 뜻을 알게 도니 더욱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그들 사이에는 벽이란 게 존재하지 않아 보였는데...

    2010/03/30 08:15
    • Favicon of http://hakusroom.tistory.com BlogIcon haku  댓글주소  수정/삭제

      벽에 있는 사람을 영화 속 인물로 볼지, 관찰자로 볼지는 조금 의문이 남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2010/03/3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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