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드문 이란 영화 <참새들의 합창>
<참새들의 합창>은 이란 영화다. 그런데 내가 이란 영화를 본 적이 있었나. 머리를 굴려보는데 도통 기억이 안 난다. 어쩔 수 없이 포털의 힘에 의존하기로 했다. 그러나 결과는 한 편도 없다는 사실. 적어도 네이버 영화 카테고리에 나온 이란 영화 리스트에서는 말이다. <참새들의 합창>의 마지드 마지디 감독이 만든 전작은 유명한 <천국의 아이들>이지만 난 그걸 안 보았다. 그저 이란이란 나라는 나에게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만나는 국가, 아니면 중동에 어디에 있는 나라 정도의 이미지를 가진 것이다.
내가 이란에 대해 알고 지내는 건 축구, 전쟁, 테러, 종교 등이 전부인가. 나만이 아닌 대부분의 사람도 이란에 대해 무지할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그들에 대해 무지한 만큼 그들 역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무지할 것이다. 하물며 영화는 어떻겠는가. 하지만 내가 그 동안 여러 나라의 영화들을 통해 느낀 점은 사는 방식과 체제, 이념은 다를지라도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에서 기본적인 감성은 비슷하다는 사실이다. 사람이 있고, 가족이 있고, 그것을 지탱하는 것은 사랑이라는 것. <참새들의 합창> 역시 이란 영화라는 생소함과 조금 낯선 영화 문법을 사용하지만, 영화의 내용은 보편적 것들에 대해 말한다. 바로 사랑과 희망에 대한 이야기.
모든 것은 "신의 뜻대로"
<참새들의 합창>의 내용은 한 아빠의 좌충우돌 인생기다. 시험을 앞 둔 딸은 보청기를 잃어버리고, 아들은 폐수로 가득 찬 우물을 살리겠다고 난리를 친다. 그 와중에 자신은 일하던 타조농장에서 타조가 도망가는 바람에 실직하고 만다. 우연히 나간 시내에서 오토바이 운전 일을 하게 되면서 인생은 생각하지 못 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얻는 것과 잃는 것이 함께 다가오는 예상하지 못 한 방향의 흐름으로.
한 편의 블랙코미디인 <천사들의 합창>에 깔린 기본적인 정서는 아랍권의 종교인 이슬람교의 가르침인 '신의 뜻대로'이다. 영화의 시선은 변화하는 인생에 몸을 맡긴 채 순응하면서 살아가는 카림의 인생에 맞추어 진다. 신의 뜻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카림의 인생은 우연의 연속을 불러온다. 그런 우연 속에서 카림은 그저 성실히 일을 할 뿐이다.
희망의 상징인 타조와 물고기
성실히 살아가며 작은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 보통의 남자이자, 보통의 가장인 카림에게 타조와 물고기는 희망의 상징물이다. 타조농장에서 타조가 도망갔을 때, 카림은 희망이 사라졌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후에도 카림은 다양한 만남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찾게 되고, 그 희망은 또 다른 희망을 불러 온다. 카림의 아들은 폐수로 오염된 우물을 정화시켜 물고기를 키우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타조가 어른 카림의 희망이라면, 물고기는 아이들이 꿈 꾼 미래의 희망. 감독은 수 많은 물고기 중 한 마리만을 간신히 살린 아이들이 우물에 한 마리를 놓아주는 모습에서, 타조가 돌아오는 모습에서 희망은 존재한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모든 희망은 신의 뜻이라고 하면서.
<참새들의 합창>에서 카림은 보통의 아버지이자, 남편이며, 전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한 남자의 모습이다. 영화는 그런 보편적인 남자와 정서에 희망적이고 낙관적인 그들만의 색채를 가미해서 그들 방식의 영화적인 문법으로 재미있고, 유쾌하게 해석한다. 이런 유쾌함 속에서 돋보인 점은 영화가 결과를 위한 희생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점. 희망적인 시각이지만, 그 희망적인 결과를 위해 희극적이거나 비극적인 상황 등을 과장되게 도입하지 않는다. 가족에 대한 사랑과 삶에 대한 믿음의 시각으로 지켜 볼 뿐이다.
이란 영화라고 부담을 가지지 마시길 바란다
아버지의 자화상이 담긴 따뜻함과 사랑스러움이 있는 영화 <참새들의 합창>. 이 영화를 보는 여유를 가져보시길 추천하고 싶다. 물론 이란 영화라는 부담감을 가지실 분도 있을 텐데, 영화는 염려스러운 정도는 아니니 걱정 마시길 바란다. 표현의 방식이 우리에게 익숙한 방식은 아닐지라도, 부담스러운 정도의 눈높이는 절대 아니다. 그리고 덤으로 영화의 무대인 이란의 풍경과 생활상을 볼 수 있는 즐거움도 있다.
★★★
*2010년5월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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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소고기를 먹지 않습니다.
2012/05/09 00:15그것을 살 여유가 없습니다.
2012/05/09 08:31누구?
2012/05/11 04:49